시
겨울나무 / 이재무
난자기
2020. 1. 6. 20:25
이파리 무성할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 조차 스스로 가려
발 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숭숭 구멍 뜷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디자니
보이는 구나,
저 만큼 멀어진 친구
이 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단단한 겨울 나무
ㅡ이재무, 겨울나무ㅡ
외로워서 땐땐해진다....
외롬이 담금질이가
그렇다면
눈보라 맞고
비에 젖고
우박에 멍들어가고
서리에 온 몸 덮혀가며
내리치는 번개에 타들어가고
천둥에 흔들리며
모진 바람에 뿌리까지 들썩이던
그 모든 것들은
단조의 과정이련가
구녕이 숭숭한 생의 그 허술함을 메꿀려는...
그래서 질겨지는 삶
...... 박작당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