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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埃及記 外典 / 박작당

난자기 2016. 4. 6. 11:59

이윽고
그 곳에 다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대지를 보며
모세에게 물었다
“이 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란 말이요?”
모세가 말했다.
“젖과 꿀은 이미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때 쥐새끼 같이 생긴 사람이 나서며 말했다.
“만들어 가야 된다니? 그 고생을 할바에야 저 애굽에서의 생활보다 나은게 뭐란 말이요?”
그 말에 모세가 어이없어 했다.
“여기서, 이 땅에서, 이제 노예가 아닌 당신의 자유로 밀알을 뿌리고 그 수확이 당신에게 온전히 돌아가는 데도 그런 말을 하는거요?”
쥐를 판박이 처럼 닮아 별명이 쥐박이인 그 사람이 비꼬듯 다시 말했다.
“여기 이사람들을 보시오, 당신을 믿고 그 머나먼 길을 떠나 오느라 이제 치지고 병이 들었소. 지금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일용할 양식이오, 당신이 진정한 선지자라면 그것을 우리에게 내 놓아야 할것이오”
모세는 사람들을 둘러 보았다.
사람들의 눈이 쥐박이의 말에 어서 답을 하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내가 받은 신탁은 여러분들을 이곳까지 인도하는 것입니다. 일용할 양식은 나에게서 찾지 말고 우리 모두가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모세의 말에 쥐박이는 드디어 꼬투리를 잡았다는 듯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 여기 이 사람의 말을 들었습니까? 우리가 누굴 믿고 여기까지 왔습니까? 이 곳에 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그렇게 얘기 하더니 지금에 와서 이런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과연 믿고 따를 선지자인가요?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여러분들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쥐박이의 말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맞아 모세가 우리의 지도자라는 걸 누가 언제 합의한 적이 있었나?”
“난 마지못해 따라왔지만 한번도 저 자를 우리의 지도자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네”
“지난 번 바다가 갈라졌던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때마침 간조가 있어서 그런 거지 하나님이 그랬다고 보여지진 않네”

사람들의 수근거림이 점점 심해지고 그들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조짐이 나타나자 쥐박이가 결정타를 날렸다
.
“여러분, 지도자를 새로 뽑아야 합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당장 배고픔과 추위를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나는 애굽에 있을 때 아주 크게 사업을 했습니다. 해봐서 잘 아는데 저는 애굽의 귀족들과 아주 두터운 줄을 대고 있습니다. 내가 가서 그들에게 원조를 받아 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 저를 여러분들의 대표로 뽑아 주시겠습니까?”
쥐박이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찬성의 목소리가 들려져 왔다.

“그래 저 사람이라면 우릴 배고픔에서 해방시켜 줄 거야”
“사업을 아주 크게 번창 시킨 수완가라면 먹고 사는 문제에는 전문가가 아니겠는가”
“우리와 같은 노예출신이라 하네 저 사람이야 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네”

모세는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 그러하자 선선히 쥐박이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 주었다.
미련 없이 모세는 가나안 땅의 외곽에 위치한 큰 새의 형상을 한 산 밑의 마을로 떠나갔다.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쥐박이는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 귀족들과 모종의 담판을 짓고 돌아왔다.
담판의 결과는 노예들이 대거 빠져 나오는 바람에 부족해진 애굽의 일손을 메꾸기 위해 사람들을 파견을 하기로 한 것과 대규모 토목사업을 하청 받아 일을 대신 해주는 조건으로 일정량의 원조를 받는 조건이었다.
사람들은 원조물품을 잔뜩 실어오는 쥐박이의 행렬을 보면서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곧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예전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굽에서 보내오는 원조는 딱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이었다.
당장의 민생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젖은 나머지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노예로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세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신탁을 제대로 완수 해내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다가 절벽 위에서 뛰어내렸다고 했다.


……………
세월이 흘렀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차츰 알게 되었다.
자신들이 애굽을 떠나 가나안을 향하기로 한 애초의 그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훗날 어느 현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저급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고귀한 가치는 사치일 뿐이다. 다만 그걸 외면한 대가로 돌아 오는 것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원망을 해서는 안된다.”
“Bad money drives out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