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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기일기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알렉산드르 푸시킨 1막 방 안. 살리에르 사람들은 말하지, 지상에는 정의가 없다고. 하지만 정의는 천상에도 없어. 내게 그건 너무 자명한 일이야, 마치 평범한 음계처럼. 나는 예술에 대한 애정을 품은 채 태어났지 그래서 어려선 우리 마을의 낡은 교회당에서 오르간이 드높이 울려 퍼졌을 때 그 소리를 들으며 귀 기울였고 그러면 환희의 눈물이 절로 흘러내렸어. 일찍이 나는 즐거운 유희를 거부했어; 음악과 무관한 학문들도 내게 역겨웠지 ; 고집을 피우고 잘난 척하며 나는 그 학문들을 거부했고 음악에만 열중했지. 첫 걸음은 힘들었고 첫 단계는 지루했어. 나는 초기의 실패들을 이겨내고 말았지. 손품을 팔아 예술의 초석을 세웠던 거야; 나는 장인이 되었어: 손가락에는 귓가를 맴도는 숙련된 기술을 ..
나는 언젠가 시를 쓸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막다른 골목길일 수도 있겠지 내 사사로운 감정마저 다 말라 사그라져 버린 그 어느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그 날, 나는 시를 쓸거야 아주 지극히 담담하게... 읽는 이에게 그 어떤 강요의 느낌도 전해지지 않는, 그런 시를 쓰고싶다 박작당, 시론
무릇 사람의 눈은 하루 종일 바깥 사물을 보므로, 마음 또한 덩달아 밖으로 내달린다 무릇 사람의 마음은 하루 종일 바깥일과 접하는지라 눈 또한 따라서 바깥을 바라본다. 눈을 감으면 자신의 눈이 보이고, 마음을 거두면 자신의 마음이 보인다 마음과 눈이 모두 내 몸에서 떠나지 않고, 내 정신을 손상치 않음을 일러 '존상 '이라 한다 ㅡ진성서, 집고우록ㅡ * 집고우록(集古偶錄) 청나라 진성서(陳星瑞)의 저술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페터 한트케 | 허수경 에드바르 뭉크, [이별] 작품 보러가기 이별 https://terms.naver.com/entry.nhn?cid=46720&docId=1947352&categoryId=46859 terms.naver.com 아무도 이별을 사랑하지 않지만 | 허수경 글 “그렇네. 이제 이야기로만 남아버린 한 시절.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버린 한 시절을 떠올리면 우린 깜짝 놀라지, 그런 때가 있었나, 라고. 정말? 이라고 되물으며 그 시절을 돌이키면 그 시절과의 이별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우리 속을 서성이다가 마치 신발을 들고 조용히 사라져버린 손님처럼 우리 바깥으로 나가버린 거야. 그때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리지. 그 시절이 나를 이만..
시인이 시인에게 묻다 - 나희덕/신경림 | /우리 말♠문학 자료♠작가 대담 강북수유리 2016. 2. 19. 12:31 http://blog.daum.net/threehornmountain/13758829 新東亞 2014년 04월호 특별기획 | 詩 쏟아지는 봄 시인이 시인에게 묻다 더운 김이 오르던 사랑이 길을 잃고 흩날려 내가 버린 것들 속에 섞여 나도 버려진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2014년 04월 호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척박해지더라도 사랑은 이루어질 것이며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 강을 파헤치고 산을 허물어도 꽃은 다시 피고 초목은 성장한다. 시인은 광산의 카나리아처럼 세상의 어두움에 오감을 곤두세우면서도 우주 뭇 ..
나는 문학이다 백석 빼어난 토속어 지향, 그 시적 보고 [ 白石 ] 출생 - 사망출생지 1912년 ~ 1996년 평안북도 정주군 갈산면 익성동 잊혀진 민족시인 국토 분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앗아간다. 분단이야말로 한반도 사람들의 피할 수 없는 상처이며, 비극의 원체험이다. 온갖 상실과 망각, 이산의 고통으로 덧나고, 다시 아물고, 덧난 상처의 자리다. 남북 분단은 대륙으로 나가는 길을 끊어놓고, 그 결과 한반도에서의 삶을 고립무원(孤立無援)의 협소하고 남루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부여·발해·여진과 같은 나라 이름이며, 흥안령·아무르·송화강 같은 땅과 강 이름…… 이런 것은 모두 저 바깥에 있다. 대륙과 단절된 반도는 말 그대로 밖으로 열린 길이 끊긴 섬이다. 나는 그 섬에서 잊힌 한 시인의 이름을 떠올..
198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 기형도 "그토록 불길했던 삶" 『입 속의 검은 잎』 아직도 우리는 불가해한 삶의 한복판에서 자주 길을 잃으며, 자잘하게 조각나 있는 부박한 삶의 체험을 손에 쥐고 그것의 의미를 읽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어떤 체험의 의미는 쉽게 읽히고 어떤 체험의 의미는 끝내 읽히지 않는다. 읽어낸 의미는 사유의 방향과 행동 양식의 좌표가 되어 우리 의지의 강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잘 아는 것 위에 우리의 삶을 건축하며, 그 위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직업을 갖기도 하고, 결혼을 하기도 한다. 잘 아는 것은 친숙한 것이며, 흔히 일상과 관습이라는 외관을 하고 나타나며, 도덕 · 상식 · 전통 · 풍속 같은 삶의 규범과 체계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그 예측 가능한 지평 위에..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