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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가시 본문

장미와 가시

난자기 2024. 3. 19. 08:07

눈먼 손으로 
나의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 투성이었어

가시 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 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수 있을까
장미 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요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 투성이를 지나
장미 꽃 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송이의 장미 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 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 인가를

ㅡ김승희, 장미와 가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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