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엑스트라 / 김인숙 본문
불이 켜지자
서늘한 바람이
이마를 스친다
꿈에서 깨어나 듯
서둘러 스크린 밖으로
빠져나가는 관객들
우수수 낙엽이 날린다
엔딩화면 속
날아오르는 기억 저편
익숙하고 낯선 이들이
하나 둘
계절 속으로 사라진다
동네 아저씨1, 행인1,
주인공 주변을
얼쩡거리던 단역들이
날아올라 흩어진다
날아오르는 이름 속에
나도 묻혀
사라진다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엔딩 크레딧의 낙엽들
극장 앞 골목에
흩날리고 있다
ㅡ김인숙, 엑스트라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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