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시지프스 본문
경련된 얼굴 , 바위에 밀착한 빰, 진흙에 덮힌 돌덩이를 떠바치는 어깨와
그것을 고여버티는 한쪽다리, 돌을 되받아 안은 팔,
흙투성이가된 두손 등 오통 인간적인 확신이 보인다
하늘없는 공간과 깊이 없는 시간으로나 헤아릴 수 있는 이 기나긴 노력의 끝에 목표는 달성된다
그때 시지프는 돌이 순식간에 저 아래 세계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 ...)
그는 또 다시 들판으로 내려간다
바로 저 정상에서 지상으로 되돌아오는 걸음,
잠시 동안의 휴식때문에 특히 시지프는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돌덩이에 바싹붙은채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은 이미 그 자체가 돌이다!
나는 이사람이 무겁지만 한결같은 걸음걸이로
아무리해도 끝장을 볼 수 없는 고통을 향하여 다시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본다
마치 내쉬는 숨과도 같은 이 시간,
또한 불행처럼 어김없이 되찾아오는 이 시간은
곧 의식의 시간이다
그가 꼭대기를 떠나 신의 소굴을 향하여 조금씩 더 깊숙히 내려오는 순간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보다 우월하다
그는 그의 바위보다 강하다
알베르까뮈 <시지프의 신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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