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문태준, 풀의 신앙ㅡ 본문
푸른 풀들이 서 있었다
아주 단순한 열 폭의 병풍
바람이 풀들 속으로
밀고 들어가고 있었다
초당이
무너질 듯 무너질 듯
기울어갔다
맨발로 천천히 걸어 나와
기우는 외벽에
통나무 받쳐놓고
다시 초당 속으로
들어가는
사내가 하나 있었다
바람만이
불러낼 수 있는 사내
풀의 신앙
ㅡ문태준, 풀의 신앙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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