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호수
가장자리부터 녹이고 있는 얼어붙은 호수의 중심에 그가 서 있다 어떤 사랑은 제 안의 번개로 저의 길 금이 가도록 쩍쩍 밟는 것 마침내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빙판 위로 내디딘 발걸음 돌이킬 수 없다 깨진 거울 조각조각 주워들고 이리저리 꿰맞추어보아도 거기 새겼던 모습 떠오르지 않아 더듬거리지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한때의 파문 어느새 중심을 녹여버렸나 나는 한순간도 저 얼음 호수에서 시선 비끼지 않았는데 ㅡ김명인, 얼음 호수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