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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도서관 / 송경동

난자기 2022. 7. 22. 21:26

 

다소곳한 문장 하나 되어
천천히 걸어나오는
저물녘 도서관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말하는 거구나
서가에 꽂힌 책들처럼
얌전히 닫힌 입
애써 밑줄도 쳐보지만
대출 받은 책처럼
정해진 기한까지
성실히 읽고 깨끗이 반납한 뒤
조용히 돌아서는 일이
삶과 다름없음을
나만 외로웠던 건
아니었다는 위안
혼자 걸어 들어갔었는데
나올 땐
왠지 혼자인 것 같지 않은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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