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석양 / 허형만 본문
바닷가 횟집
유리창 너머
하루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키 작은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아
잠시 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한 사람이
'솔광이다!'
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좌중은 박장대소가 터졌다
더는 늙지 말자고
'이대로!'를 외치며 부딪치는
술잔 몇 순배 돈 후
다시 쳐다본 그 자리
키 작은 소나무도
벌겋게 취해 있었다
바닷물도
눈자위가 볼그족족했다
ㅡ허형만, 석양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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