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태산이시다 / 김주대 본문

태산이시다 / 김주대

난자기 2018. 1. 27. 00:44

경비 아저씨가
먼저 인사를 건네셔서
죄송한 마음에 나중에는
내가 화장실에서든
어디서든 마주치기만 하면
얼른 고개를 숙인 거라
그래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저씨가
우편함 배달물들을
2층 사무실까지
갖다 주기 시작하시데
나대로는 또 그게
고맙고 해서 비 오는 날
뜨거운 물 부어 컵라면을
하나 갖다 드렸지 뭐
그랬더니 글쎄
시골서 올라온 거라며
이튿날 자두를 한 보따리
갖다 주시는 게 아닌가
하이고,
참말로
갈수록 태산이시라

ㅡ김주대, 태산이시다ㅡ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살에게 / 정호승  (0) 2018.02.05
카스테라 중에서 / 박민규  (0) 2018.01.29
우리는 누구나 한 장의 연탄이다 중에서 / 박민규  (0) 2018.01.25
옳의 의 / 안현미  (0) 2018.01.24
형들의 사랑 / 김현  (0) 2018.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