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우리는 누구나 한 장의 연탄이다 중에서 / 박민규 본문

우리는 누구나 한 장의 연탄이다 중에서 / 박민규

난자기 2018. 1. 25. 13:48

휴화산 과도 같았던
아궁이의 내부와,
그 속으로 서서히 내려서던
번개탄과,
그 위에 올려지던
한 장의 연탄과,
돌려, 일치시킨
그들의 구멍과,
그 연결과 연결을 통한 통풍과,
통풍을 통해 내 안면을 잠시나마 달궈주던
한 웅큼의 열기와,
그 광경이다
이제 아궁이의 뚜껑을 닫을 차례이다
더없이 고난한 지상의 한켠에서,
지금 하나의 연탄이 타오르고 있다
돌려, 불 문을 열던
손가락의 동작을 떠올리면
그 추억만으로도
나는 지금 훈훈하다
눈물겨워라,
이 뜨거운 기억의 통풍이여

ㅡ박민규, 우리는 누구나
한 장의 연탄이다중에서ㅡ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스테라 중에서 / 박민규  (0) 2018.01.29
태산이시다 / 김주대  (0) 2018.01.27
옳의 의 / 안현미  (0) 2018.01.24
형들의 사랑 / 김현  (0) 2018.01.24
가정 / 박목월  (0) 2018.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