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우환에 대하여 / 이상국 본문
노래하자 시인이여
어제는 쉬고 오늘은 놀았다
나도 지구에서 할 만큼 했다
처서 전에 무씨를 넣고
추석에 대추를 털었다
사람이 뭘 꼭 하자고
태어난 것은 아니다
자식도 둘이고
시집만도 수천 권이다
나도 나에 대해서 할 만큼 했다
술과 노래를 좋아했고
기쁨보다 슬픔을 사랑했다
신발만도 열 켤레가 넘는다
노래하니까 사람이다
아이들 팽이처럼
기우뚱거리며 도는 지구에서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면서
우리는 너무 일을 많이 한다
아름다운 나의 우환들아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
ㅡ이상국, 우환에 대하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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