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知天命 ㅡ 본문

知天命 ㅡ

난자기 2020. 7. 7. 20:21
사방 개 짖는 소리 요란하다
사는 일이 쉬운 적 있었던가
한 고개를 넘어서면
다시 버티고 서있는 산,
수시로 바윗덩이 굴러 내려와
나를 주저앉혔네
늘상 기대하고 희망하는 것들은
등 뒤를 치거나
목에 박힌 가시처럼 따끔거렸네
삶이 주는 최고의 상은
가치 없는 일에 맹목이 되는 것
성성한 가시는 온몸에 꽃처럼
푸르게 돋아나고
빛은 내가 모르는 지름길로
빠르게 지나갔네
가장 두껍고 단단한 어둠이
깃발 들고 나를 점령하고서야
비로소 광막하고 경이로운 나를 알아차렸네
귓속에 별빛 터지는 소리,
오래 욱신거렸네

 

ㅡ도혜숙, 지천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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