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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 / 성윤석 본문

멍게 / 성윤석

난자기 2022. 2. 7. 22:41

멍게는 다 자라면 스스로
자신의 뇌를 소화시켜버린다
어물전에선 머리 따윈 필요 없어 중도매인 박 씨는
견습인 내 안경을 가리키고
나는 바다를 마시고 바다를 버리는 멍게의 입수공과 출수공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지난 일이여
나를 가만두지 말길
거대한 입들이여,
허나 지금은 조용하길
일몰인 지금은
좌판에 앉아 멍게를 파는 여자가 고무장갑을 벗고 저녁노을을
손바닥에 가만히 받아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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