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본문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이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 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ㅡ문태준, 누가 울고 간다ㅡ
하얀 맘은 동그랗다
여기에서
저기로 갈 때
모서리를 나누어
둥글둥글하다
저 하얀게
울고 간다
가을바람에 묻혀
빛난다
잘그랑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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