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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산4 / 허형만

난자기 2017. 1. 13. 13:47

새 한 마리 날지 않아도
바람의 머리칼 선명하다

흰 구름이 산허리에 살며시
감싸안는 게 퍽 조심스러워 보인다

알몸의 나무들도 아주 미세하게
가냘픈 숨결로 온몸을 떤다

겨울 산은 떨림으로 가득하다
떨림이 있어 우주가 존재한다

ㅡ허형만, 빈산 4 ㅡ


 



떨림이 있어 우주가 존재한다

비어 있어야 종이 울린다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
아무도 지배하지 않는 것,
요는 살아 있을 것이냐,
살아있지 않을 것이냐이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
마루야마 겐지 / 나는 길들지 않는다 -


어제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했던 말이네
나는 저 말이
현 시대의 시민이 채택해야 할 제 1 강령이라고 본다 [作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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