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서릿발 / 송종찬 본문

서릿발 / 송종찬

난자기 2017. 12. 22. 13:50

담배공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담배를 끊으시려
은단을 자주 드셨다

붉은 마리화나를
피우던 나무들이
금단현상인 듯
잎을 떨구고 있다
빈 가지에 맺힌
은단 같은 서릿발

세상과 세상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점들이
무수히 깔려 있다
한때는
불꽃의 사금파리였을

오십 넘어
노안은 찾아오고
멀리도 가까이도
볼 수 없는 지점의
눈 감으면
선명해지는 것들

ㅡ송종찬, 서릿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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