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그래도 날고싶다 / 이상국 본문
노랑부리저어새는
저 먼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날아가 여름을 나고
개똥지빠귀는
손바닥만 한 날개에
몸뚱이를 달고
시베리아를 떠나
겨울 주남저수지에
온다고 한다
나는
철 따라
옷만 갈아입고
태어난 곳에서
일생을 산다
벽돌로 된
집이 있고
어쩌다
다리가 부러져도
붙여주는 데가 있고
사는 게 힘들다고
나라가 주는
연금도 받는다
그래도
나는
날아가고 싶다
ㅡ이상국,
그래도 날고 싶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