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누에키우기 / 안기임 본문
실을 다 빼믄
번데기가 되어서 가븐다
일주일 되기 전에
새알같이 고치를 짓고
나방이 되는데
나는 큰일날새라
고치를 푸대에 담아
리어카에 싣고
버스를 타고 가믄
귓가에서는
오독 오독 오독 오독
부지런한 빗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번데기는
나방이 되고플텐디
몇 키로 얼마에
떨어지는 돈이라도 받아
잠실로 오믄
호독 호독 호독 호독
떨어지는 빗방울이
그쳐 있다
ㅡ안기임, 누에키우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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