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겨울밤 / 박남준 본문
싸락눈 싸락눈
쌀밥 같은 흰 싸락눈
깊은 그믐밤
화롯불에 둘러앉아
군밤을 까먹던 그 새까맣던 밤
선잠을 깨어 옛날에 젖는다
한세월 새하얗게
잊었던 일들이 오는가
오기는 오는가
밤거미처럼 내려와서 아른댄다
산다는 일이라니
이렇게 살아 있는 일이라니
ㅡ박남준, 겨울밤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의 중심 / 정세훈 (0) | 2018.02.26 |
---|---|
나는 삼류가 좋다 / 김인자 (0) | 2018.02.23 |
서랍 / 박연준 (0) | 2018.02.19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0) | 2018.02.13 |
비로서 / 고은 (0) | 2018.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