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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 / 김경후

난자기 2018. 10. 10. 19:11




내 인생 단 한 권의 책
속수무책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냐 묻는다면
척하고 내밀어 펼쳐줄 책
썩어 허물어진
먹구름 삽화로 뒤덮여도
진흙 참호 속
묵주로 목을 맨 소년 병사의
기도문만 적혀 있어도
단 한 권
속수무책을 나는 읽는다
찌그러진 양철시계엔
바늘 대신
나의 시간,
다 타들어간 꽁초들
언제나
재로 만든 구두를 신고
나는 바다절벽에 가지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냐 묻는다면
독서중입니다, 속수무책

ㅡ김경후, 속수무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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