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날망집 감나무 / 양문규 본문
날망집에는
늙은 감나무 한 그루있다
새들이 내려앉을
삭은 나뭇가지 하나
달고 있지 않은
하늘과 땅 사이
오직 마른 외마디
기둥으로 서 있다
아침이면 새들이 우짖는
탱자나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텃밭을 일구다
저녁이면 어둔 그림자만 이끌고
집으로 들어서는 노인
어느새
그 나무
내 속에 들어와 있는가
탱자나무 울타리
떼 지어 사는 새들
날망집 감나무 비껴
또 다른 허공으로 날아간다
ㅡ양문규, 날망집 감나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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