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敗着 / 박목월 본문
그치를 만나
젖혀 이을 수도 있는 일을
한자욱 물러서서
호구를 쳤다
따지고 보면
그것이 패착
各生하자는 것이 어수룩한 수작
밀고 나가야 했다
그리고도 기회는 있었다
그치를 만나
乾坤一擲,
'패'라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삶은 투쟁이 아니다
순리로 질 수도 있다
이미 그르친 일을
귀를 살리자니
중앙이 흔들리고
돌을 쥔 손에 땀이 배는데
마음을 모아
조용히 한 점
天心에 두고
박영준씨의 위로를 받으며
교문을 나왔다.
ㅡ박목월, 敗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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