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불립문자 / 손택수 본문

불립문자 / 손택수

난자기 2020. 3. 31. 19:24




지난 밤
읽다 만 책장을 펼쳐보니
모기 한 마리 납작하게
눌려 죽어있다
이 뭣꼬,
후 불어냈지만
책장에 착 달라붙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체액을 터트려서
활자와 활자 사이에
박혀 있는 모기,
너도 문자에 눈이 멀었더냐
책장이 덮이는 줄도 모르고 용맹정진 문자에
눈 먼 자의 최후를 그렇게
몸소 보여주는 것이냐
책속의 활자들이
이 뭣꼬,
모기 눈을 뜨고
앵앵거린다

ㅡ손택수, 불립문자ㅡ



[작당이] [오전 9:56] 불립문자....
문자로 믿음을 구축할 수 없다는 뜻인데
경전을 들고 혹세무민하는 저것들은 대체 어찌된 일인가?

[작자기] [오전 10:00] 청쿡행
입짱권
파라뭉는무정한새끼드리지
[작당이] [오전 10:11] 어리석은 인간들이다
코란이나 성경은 후세의 추종자들이 위대한 자의 삶을 기록한 것일 뿐일진대 그게 어찌 불가침성역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추종자들의 의도된 사견이거나 왜곡된 견해가 상당히 많이 반영된 엉터리일 소지가 많은 문자들의 집합일뿐인데 말이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에덴 / 이병일  (0) 2020.04.02
폭포 / 김수영  (0) 2020.04.02
왕모래 / 김선우  (0) 2020.03.27
이토록 적막한 / 전동균  (0) 2020.03.26
시란 / 김춘성  (0) 2020.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