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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고 / 백난작

난자기 2020. 4. 18. 15:50

 

 

 

 

 

 

 

마당 한 가운데
하루 한 치씩 키를 늘려
하늘을 떠 받쳐온
반고
(盤古) 닮은 소나무

비에 젖어

하늘을 생각하고,

 

비가 성가신 개는

제 집안에 넙죽 엎드려

어제 먹다 버린 빵에 대해

주인에 대해

생각하고,

 

봄비 내리고

 

언 땅밑에서 들려오는 벌때같은 아우성이 

생각을 웅웅 지우고

 

필시 머지않아 산꽃들 내려와

내 작은 마당에 

생각을 가득 부어놓을 것이라

생각하고

 

 

 

 

 

 

 



 

  봄비 내리면 / 백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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