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별을 훔치고 싶다 / 백난작 본문
-반고흐 -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
바람 한 줌 10
구름 한짝 20
시냇물 한 말 30
고등어 한 손 6,600
삽겹살 한 근 13,000
후라이드치킨 19,000
맹인 안마시술사 50,000
일용근로자 70,000 (주께서 일용한 양식을 주옵시고..)
쪽집게 강사 5,000,000
나 8,530
너 200,000
살찐 고양이 1,000,000
너와 나와 살찐고양이를
감시하는 눈꼬리 째진 늑대 100,000.000
우리는
모두
시간을 내다 파는 사람들
살같은 시간은
푸줏간 갈빗살이 비져 팔리듯
잘려나가고
뼈다구에 앙상하게 남은
피멍같은 시간을 파먹고사는
가련한 사람들
박제된 오소리 대가리처럼
검은 시멘트 벽에 메달려
지는 하루 해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가련한 사람들
거리를
걸어다니는 군상들 하나 하나에도
바코드에 새겨진
얼마남지 않은 유통기한이
너덜거린다
젖소의 젖을 짜면 돈이 나오고
닭의 목을 비틀어 돈을 낳고
내 근력은 시간에 매달려
오늘도 바겐세일 된다
시간은 돈이니까
1분은 60초, 1시간은 60분, 하루 24시, 25시, 26시..
돈이 돈다
째각째각 돈이 흐른다
얼마면
지금 내 머리위의 저 별빛과
푸른 밤하늘을 쳐다 볼 수 있을까
아! 나는 별의 시간을 살 수 없다
별을 쳐다 볼 수가 없다
별 볼 일 없어 잠든다
별이 빛나는 밤에
실눈으로
별을 하나, 둘 훔치다
잠든다
- 백난작, 별을 훔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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