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거울에 비친 괘종시계ㅡ 본문
나, 이번 생은 베렸어
다음 세상에선
이렇게 살지 않겠어
이 다음 세상에선
우리 만나지 말자
......
아내가 나가버린 거실
거울 앞에서
이렇게 중얼거리는
사나이가 있다 치자
그는 깨우친 사람이다
삶이란 게 본디,
손만 댔다 하면 중고품이지만
그 닳아빠진 품목들을
베끼고 있는 거울 저쪽에서
낡은 쾌종 시계가
오후 2시가 쳤을 때
그는 깨달은 사람이었다
ㅡ황지우,
거울에 비친 괘종시계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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