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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기 2020. 6. 23. 20:22

 

 

 

허공 속에 발이 푹푹 빠진다
허공에서
허우적 발을 빼며 걷지만
얼마나 힘드는 일인가
기댈 무게가 없다는 것은
걸어온 만큼의 거리가
없다는 것은

그동안 나는
여러번 넘어졌는지 모른다
지금은
쓰러져 있는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제자리만
맴돌고 있거나
인력에 끌려 어느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발자국 발자국이 보고 싶다
뒤꿈치에서 퉁겨오르는
발걸음의 힘찬 울림을 듣고 싶다
내가 걸어온
길고 삐뚤삐뚤한 길이
보고 싶다

ㅡ김기택, 우주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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