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이항복의 의문 ㅡ 본문
“이제껏 제가 기방을 드나들면서 늘 품어온 의문이 한 가지 있습니다. 사람의 생식기를 일러 남자아이의 것은 자지라하고 여자아이의 것은 보지라고 하다가 어른이 되면 각각의 명칭이 좆, 여자는 씹으로 변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옵니다.”
이 해괴한 질문에 크게 웃음을 터뜨린 율곡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하하하! 천하의 난봉꾼이 지금까지 그것도 모른 채 기방을 드나들었단 말인가. 잘 듣게. 우선 여자의 보지는 ‘걸어다녀야 감추어진다’는 뜻의 보장지(步藏之)라는 말이 잘못 발음된 것이요, 남자의 자지는 ‘앉아야 감추어진다’는 뜻의 ‘좌장지(坐藏之)’를 잘못 발음한 것일세. 또한 좆과 씹은 별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다만 ‘마를 조(燥)’와 ‘습할 습(濕)’을 뜻하는 것일세. 이제 알겠는가?”
ㅡ이항복의 의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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