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곡선의 힘, 서안나 ㅡ 본문
남한산성을 내려오다
곡선으로
휘어진 길을 만난다
차가 커버를 도는 동안
세상이 한 쪽으로 허물어지고
풍경도 중심을 놓아 버린다
나는
나에게서
한참 멀어져 있다
나는 곡선과 격렬하게 싸운다
나를 붙잡으려
내가 쏟아진다
커브 길을 돌아
나에게 되돌아오는
몇 초 동안
나의 슬픈 배후까지
슬쩍 열어젖히는
부드러운
곡선의 힘
ㅡ서안나, 곡선의 힘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평선, 박덕희 ㅡ (0) | 2020.10.29 |
---|---|
저녁 포구, 오성일 ㅡ (0) | 2020.10.29 |
공부, 김사인 ㅡ (0) | 2020.10.27 |
이시영, 生ㅡ (0) | 2020.10.23 |
최영철, 극장의 추억ㅡ (0) | 2020.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