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저녁 포구, 오성일 ㅡ 본문
가을에 와 닿는 일은
저녁 포구에 빈 배를 묶고
담배 하나 피워 무는 일
비바람의 한철 빠져나간 자리
찢어진 그물을 그러매는 일
부두에 흩어진 비늘
그 눈물의 무늬들을 헹구며
무릎 일으켜 사는 게 어쩌면
海菊떨기 피었다 지는 일과 같다고
밤바다를 따라 입을 닫는 일
태풍 지나간 바닷가 언덕에
칠십 먹은 가을이 오는 일은
ㅡ오성일, 저녁 포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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