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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이경림 ㅡ 본문

1월, 이경림 ㅡ

난자기 2021. 1. 8. 19:25

 

1월은 바싹 여위었다
아침도 저녁도 아니다
누군가
일월의 벌거벗은 미라들을
나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미라의 찬 몸을
두 팔로 안으면 가슴이 뛴다
죽은 몸에서
강물 소리가 들린다
여윈 몸에 커다란 구멍을 가진 나무와 사귄 적이 있다
그의 구멍 속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으면
죽은 별들이 칠흑에
빗금을 그으면 쏜살같이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잊어버린 名句 같은 것이
삶이라고 믿은 적이 있다
1월처럼
삶은 덧붙일 어떤 것도 없다
바싹 마른 싸리나무 울타리
문틀도 문도 없이
텅 빈 오두막 찬바람만이
1월을 클로즈업 한다
찬바람만이
죽은 미라들을 깨운다
찬바람을 두 팔 가득 안으면
왜 가슴이 뛰는가

 

ㅡ이경림, 1월ㅡ

 

 

 

 

[작당이] [오전 9:24] 잊어버린 명구라 카마 이런기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작당이] [오전 10:57] 지금 슬프거나 노여븐 사람은 삶이 그대를 속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시인은 그러나 삶이 1월과 같다고 한다
삶은 언제나 벌거 벗은 1월과 같다고 한다
미라같은 나무라고 한다
삶이 단 한번도 혹독치 않은 적이 있었드냐
아무것도 덧붙일것이 없다
벗은 채 나무로 서서 버티는 것이라고...


[백종운] [오전 10:59] 2월은
[작당이] [오전 10:59] 엉?
[작당이] [오전 11:00] 에또....2월은....음
[백종운] [오전 11:00] 벌거버슨나
[작당이] [오전 11:01] 이 자스기 1얼 모사한다꼬 진을 다뺏구마는...
[백종운] [오전 11:01] 모사해바라2
[작당이] [오전 11:02] 기억 하나 지워지는 것은
나뭇잎 한 장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生)은
나뭇잎 다 떨꾼채
나무로 서서 버티는것 이라고
별은 말한다

별은
지금 여기 보이는 이 별빛,
수천년 전 자신이 만든 이 빛을
기억하고 있을까?
[작당이] [오전 11:03] 이거하고
[작당이] [오전 11:03] 올 시하고는 맥을 관통한다
[작당이] [오전 11:05] 거런 느낌이 안들드나?
[작자기] [오전 11:09] Dust in the wind
[작자기] [오전 11:10] 먼지!
생각나더라
[작당이] [오전 11:14] 삶은 언제나 1월이다
2월도 되도 3월이 되도...12월이 되도 1월이다
완성되지가 않는 또는 완수할 수 없느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1월이야
[작당이] [오전 11:19] 머라도 올개는 항개라도 완성해보자꾸나 그래야 2얼로 너머갈거 아이가
[작당이] [오전 11:30] 1얼은 삶의 본색이다
혹독과 희망이 버무려진 회색빛이다
이 빛갈을 언제나 기억해두어야 하는기라
그래야 삶이 그대를 속인다니 마니 그딴 소리를 안하는기라
[작당이] [오전 11:50] 이제 곧 연두빛갈이 입혀지고 초록이 덧씌어지고 작열하는 노란빛이 세상을 뒤덮다가 터질듯한 붉은빛이 만개하고나면 하얀 빛갈로 마감질이 될기야
그 만색의 찬연함에 교란되어서는 안된다 그 모든 색깔을 다 버무리믄 짙고도 짙은 회색이 되는기라
1월의 색...
이 색을 기억하자꾸나
그래야 강고하게 버팅길 수가 있당
홀딱벗은 나무맨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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