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개 밥그릇에 빠지던 날 / 백난작 본문
하늘 높은 곳에서
끝닿는 곳으로
추락하는
허공의 심장을 꿰뚫고
지나가는
저 소낙비
서릿발같이 우는데
땅 두드려
깊은 잠 깨우는데
지구가 기우뚱하는데
나는
도무지 흐릿한 안개
스믈스믈 뱀처럼 산허리 감고
하늘에 닿으려 하네
미친게 틀림없어
"참 부끄럽습니다" 하면서
젖은 우산이나 널어 말리고
말간 거울을 닦고
또 거울을 닦고
의미를 쫒다보면 무거워지고
우연한 인생은 덧없겠지
비는 내리는데
풀이 젖어 드는데
개 밥그릇에 식은밥 한 덩이
자빠져 있는데
개는 돌아오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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