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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손님 / 백난작

난자기 2022. 3. 21. 13:34

 

 

목이 따끔거리더니 미열이 나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녀석이 들어왔음을 느꼈다
나와 공존할수 없는 존재
둘 중 하나는 소멸할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먼지보다  작은 그 녀석이 나를 쓰러뜨릴 수도 있다. 

제거하지 않으면 내가 해체될 것이다
속에서 녀석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녀석들을 잠재울 무기를 입으로 가득 삼키고
가만히 누웠다
낮선 칩입자를 용병으로 싸우게 했다
치열한 전투가 진행중인지 열이 났다
눈을 조용히 감았다
얼마지나지 않아 고요함이 느껴졌다
휴전에 들어간 걸까

혼자서는 복제를 할 수 없는 녀석은 
생명체를 찾아다니며 증식을 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없는 죽은 상태의
긴 고독을 어떻게 지내왔을까
나와의 우연한 조우로 녀석은 생명이 되고
나는 생명이 꺼질 듯 아프다

용병의 기운이 다하자 녀석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를 아프게하지 않는다면 녀석을 응징할 필요는없고 

생명의 터전을 제공할 용의도 있었다
하지만 내 생명을 붙들어 세워 지켜내는 것도
존재로서 본연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기에
녀석을 내 몸에서 쫒아버려야 했다
녀석이 다 나갈때까지 용병은 계속 투입될 것이다
녀석과 나는 그런 관계의 운명이다
부조리한 세상이다
신의 전지전능은 이러한 부조리를 

어떻게 조리있게 조율할 수 있을까
해답없음이다

우주의 법칙은 말한다
너희들의 생명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세상은 무질서를 향하여 가고 있을뿐
목적도 의미도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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