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연두 / 백난작 본문
노랑과 초록이 엮어낸
눈 먼 에로스
지난 가을의 언약이
빛으로 빚어지는
연두는
봄의 처음 몸짓이다
반쯤 죽은 버드나무에
느티나무 텅빈 가지 위에
빛이 번진다
한 통의 기쁜 편지를 받고
몇 날을 설레었던 추억
이 무렵 봄날은
먼곳에서 불쑥 찾아온
아득한 사랑같아서
심장이 뛴다
연두, 그리고 초록,
그리고 낙엽..
이 질긴 순환의 사슬
봄이면 어김없이
배달되는 편지 한 통
연두는
곱게 접어진 편지지를
꼭 안고
초록으로 잠든다
'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사람 참 이해할 수 없어 / 백난작 (0) | 2022.05.14 |
---|---|
봄날 / 백난작 (0) | 2022.04.28 |
수상한 손님 / 백난작 (0) | 2022.03.21 |
산책길의 몽상 / 백난작 (0) | 2022.03.21 |
손빨래세탁기 / 백난작 (0) | 2022.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