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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작

늦은 항문기 / 백난작

난자기 2022. 6. 13. 16:31

 

네 머리속에 무엇이 기어 다니는 거니?
많이 아픈 거니?  늑대처럼 짖지마

 

나도 아파
쓰레기를 가득 안고 살지
비워도 비워도
다시 차오르는 찌거기가
주인인양

온 몸을 돌고 있어

 

내안에 사는 다른 내가

나를 기둥에 꽁꽁 묶어 두었어

 

어떤 나를 원하는 거지

나도 내가 낮설기만 해
너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거 알아
나에게 너도 마찬가지야
우린 너무 꽉 차 있어서
서로를 붙들 수 없어

 

바람이라도 되어 볼까
늘 빈 곳을 찾는

이방인의 푸른 눈빛 같은 바람  


마음 한 구석을 비워주면
나의 이방인이 되어 주겠니
그러면 나도 너의

타인이 될 수 있을런지 몰라

 

네 머리속에 무엇이 기어 다니는 거니?
많이 아픈 거니?  늑대처럼 짖지마

나도 아파

우리는 늦은 항문기를 지나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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