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밤낚시 본문
밤새 쏟아지던 비가
새벽이 되니 잠시 쉬고 있다
어둠속에서는, 빗속에서는
숨을 죽이고 있어야만 하는지
한 치도 움직일 수 없어
뚝방에 우장을 걸치고 앉아
졸음으로 세월을 보내자니
허전하기 짝이 없는데,
새벽엔 어인 고운 일로
비가 그치니
물안개로 피어오르는 환상,
날만 새면 새기 무섭게
새 세상이 열리는
참으로 뚱딴지 같은 환상 속에서
바늘을 드리운다
무엇을 걸지 알 수 없으나
떡밥 속에 바늘을 숨긴다
ㅡ임종철, 밤낚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