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잔에 대하여 본문
술잔은 취한 손이다 더듬는 손이다
내가 잡은 참이슬, 22度, 35cc는 출렁거렸고 그 水位에서 그는 잠겼다 수면에 잠긴 사람 이슬만 먹고사는 사람, 나는 지금까지 그와 수작했다
술잔은 놓친 손이다 사라진 손이다
그는 몸 속에 난 길을 걸어 내면으로 명명했다 무언가에 대한 집착을 놓아버린 사람, 그는 없고
그가 걸어간 길만 남아
저렇게 늘어졌다
나는 지금 작은 잔과 큰 잔에 관해 얘기하는 중이다
ㅡ권혁웅, 잔에 대하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