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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정리(4) / 박작당

난자기 2015. 12. 31. 11:43

관계는 해석하고 관찰하는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계라고 할 때의 그 관계는 지금 당신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그 개념으로 인식되어지는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흐르는 에너지, 파동이라고 보는 것이 올바른 인식이라 생각된다

흐르는 물을 떠서 시험관에 담는 순간 흐르는 물은 사라지고 담긴 물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흐르는 물의 속성은 알 수가 없다
흐르는 물과 담긴 물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헷갈린다면 당신은 물이라는 개념속에 갇힌 사람이다

흐르는 물에는 파동이 있다
그 파동은 관찰되어지는 것이 아니고 느끼는 것이다

파동을 관찰하기 위해서 어느 한 순간을 자르고 멈추면 파동은 소멸된다
관찰하는 행위가 무의미 한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해석하고 주석을 달고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든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말 속에는 그녀와 나 사이를 흐르는 에너지만이 있을 뿐이다
그걸 사랑이라는 개념 속에 가두면 담긴 물이 되는 것이고
사랑이라는 실재는 사라져 버리고 만다
사랑합니다속에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랑을 분석하려거나
소설이나 영화 속에 그려져 있는 전형을 떠올리는 어리석은 짓을 하여서는 안 된다

당신의 사랑은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다
그 흐름 속에 당신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당신이 만일 바깥에 서 있다면 당신은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관계는 나와 대상과의 사이를 흐르는 파동이다
나도 대상도 아닌, 그 파동과 혼연일체가 된 서퍼(surfer), 그게 바로 관계적 자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