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겨울강 / 박남철 외 본문
겨울 강에 나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위에
돌 하나를 던져 본다
쩡 쩡 쩡 쩡 쩡
강울은, 쩡,
언젠가는 녹아
흐를 것들이, 쩡,
봄이 오면
녹아 흐를 것들이, 쩡, 쩡,
아예 되기도 전에
다녹아
흘러 내릴 것들이
쩡, 쩡, 쩡, 쩡, 쩡,
겨울 강가에 나가
허옇게 얼어 붙은
강물위에
얼어 붙은 눈물을 핧으며
수도 없이
돌들을 던져 본다
이 추운 계절
다 지나서야
비로소
제 바닥에 닿을 돌들을.
쩡,쩡,쩡,쩡,쩡,쩡,쩡,
ㅡ박남철, 겨울강ㅡ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이는데
그 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다
-안도현, 겨울강가에서-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겨울 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희망의 문학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 정호승, 겨울강에서-
눈내리는 겨울강은 사연도 많다..
언젠가는 녹아흐를 강
어린 눈발이 녹아 없어지는것이 안스러워
살어음을 깔고 눈송이를 하염없이 받아내던 그 겨율의 강
강의 가장자리에는
흔들리지 않으려는 갈대가 쓰러져 운다
겨울강은 그렇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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