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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 그녀 / 김종경 본문

돌싱 그녀 / 김종경

난자기 2016. 1. 13. 13:47

유모차에
조간신문을
차곡차곡 싣고
달리는 그녀
삶과 죽음을 외면한
보수와 진보가
뒤엉켜 싸우는 세상을
새벽부터 배달한다

한평생
신문에 난적없는
자기 삶보다 남의 삶이
비에 젖을까봐
더 전전긍긍하는,
시장골목에 쓰러져 잠든
취객에게 신문지이불을
덮어주며 안녕하라고
말하는,
내일이면
폐지가 될 세상과
인생을 위해,
더 이상 돌아갈
세상이 없다는 그녀

유모차는
편의점 알바의 긴 하품과
쓰레기차에 매달린 사내들의
가뿐 숨소리까지
싣고 달린다

ㅡ김종경, 돌싱 그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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