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시인연습 본문
독자놈들 길들이기ㅡ박남철
내 詩에 대하여 의아해하는 구시대의 독자 놈들에게―→차렷, 열중쉬엇, 차렷,
이 좆만한 놈들이……
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엇, 정신차렷, 차렷, ○○, 차렷, 헤쳐모엿!
이 좆만한 놈들이……
헤쳐모엿,
(야 이 좆만한 놈들아, 느네들 정말 그 따위로들밖에 정신 못 차리겠어, 엉?)
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엇, 차렷……
시인연습ㅡ박남철
나도 한때는 시인이고자 했었노라, ㅎㅎㅎ
굉장히 열심히 세수도 않고 다니고
때묻은 바바리 코우트의 깃을 세워 올리면서
봉두난발한 머리카락의 비듬을 자랑했거니,
이미 내 등이 꺼꾸정하게 굽은 뒤에
형사 콜롬보가 기막힌 포옴으로 수입되었었노라
무엇인가 비웃는 듯한 미소를
한시라도 지우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먼 허공에서 아물거리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만을 바라보는
내 순수 고독의 시선하며
그것을 담은 詩展 팜플렛을, 오호호
저 무지 몽매한 중생들에게
노나 주었었노라
항상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우주 평화를 걱정하면서
尹東柱의 혈서를, 에즈라 파운드를
옆구리에 끼고 다녔었노라
어디 나도 한번 머엇있게 살아 볼려고
오른손을 번쩍 번쩍 치켜들면서
인생이란 뭐 다 그런 거라고, 아무 때고 간에
떠나고 싶을 때 훅 떠날 수 있는 거라고
목에 힘 꽉 주어 엄격하게 단언하면서
귀족처럼 우아하게 酒店 할미집을
들락거렸었노라
때로는
끓어오르는 詩興을 가누지 못하여
별로 인적이 뜸하지 않은 오솔길을
홀로 사색에 잠겨 비틀거리곤 했었노라
납작하니 짓밟힌 꽁초를 주워 피우면서
李小龍이처럼 절묘한 비명을 질러댔었노라
아카 ! 아카카카 !
아아, 근데 누가 뭐 신경이나 좀 써 줘야지
태산 明洞에 서일필이더라, ㅍㅍㅍ
좌우지간 나도 한때는 굉장히 열심히
詩人이고자 했었노라
이게 1984년도 '지상의 인간'
시집에 우에꺼하고 같이 실린 시다
암울한 현실에대해 문법해체 라는 무기를 들고 억압에대해 저항한 시라는 점에서
순수하고 서정적인 윤동주의 서시에 버금한다꼬 하는데 우에 쫌 글타 ..앞서가따고 바야하나 ..수작이생각
■ '詩와 詩人을 찾아서' - 이원/ 장석주
● '목소리들'/이원
돌, 거기까지 나와 굳어진 것들
빛, 새어 나오는 것들, 제 살을 벌리며
벽, 거기까지 밀어본 것들
길, 거기까지 던져진 것들
창, 닿지 않을 때까지
겉, 치밀어 오를 때까지
안, 떨어질 곳이 없을 때까지
피, 뒤엉킨 것
귀, 기어 나온 것
등, 세계가 놓친 것
색, 파헤쳐진 것, 헤집어놓은 것
나, 거울에서 막 빠져나오는 중,
늪에는 의외로 묻을 게 많더군
너, 거울에서 이미 빠져나온,
허공에도 의외로 묻힌 게 많군
눈, 깨진 것, 산산조각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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