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두 나무 / 김영산 본문
선암사
와송은
누워버렸다
오롯이
버티는 일
한가지 아니라며
한번
누워서
바라보라고
스스로
당당하게
누워버린 평생
박수근 나목은
벌거벗은 채
견딘다
집 나갔지만,
문밖
가장들
어깨
구부러지고
구부러져서
겨울 한복판을
무던하게 서서
ㅡ김영산, 두 나무ㅡ
박완서가 『나목』의 주제가 된 박수근의 대표작 [나무와 두 여인]을 묘사한 대목이다.
‘나무 옆을 두 여인이, 아기를 업은 한 여인은 서성대고 짐을 인 한 여인은 총총히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지난날, 어두운 단칸방에서 본 한발 속의 고목, 그러나 지금의 나에게 웬일인지 그게 고목이 아니라 나목이었다. 그것은 비슷하면서도 아주 달랐다.
김장철 소스리 바람에 떠는 나목, 이제 막 마지막 낙엽을 끝낸 김장철 나목이기에 봄은 아직 멀건만 그 수심에 봄에의 향기가 애닯도록 절실하다.’
- 박완서 장편소설 『나목』
사유에 있어서
두 개의 위장은
지나친 것이 아니다
ㅡ질 들뢰즈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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