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시인이 된다는 것 / 밀란 쿤데라 본문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
왜냐하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게 어린애처럼
작은 구구단 곱셈 속에서
영원히
머뭇거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시인이 된다는 것은
항상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ㅡ밀란 쿤데라,
시인이 된다는 것ㅡ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파는사람 / 이상국 (0) | 2016.08.17 |
---|---|
눈 위에 쓰는 겨울 시 / 류시화 (0) | 2016.08.16 |
그리운 악마 / 이수익 (0) | 2016.08.10 |
그리운 죄 / 고재종 (0) | 2016.08.10 |
물은 언제 뜨거워지는가 / 송재학 (0) | 2016.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