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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식 / 도연명

난자기 2016. 10. 25. 13:29

굶주림이 나를 몰아내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구나
가다가다
이 마을에 이르러
문을 두드렸지만
말이 나오질 않는다
주인이 내 마음을 헤아리고
음식을 내주니
헛걸음은 아니로다
담소하다 보니 해가 저물고
술상이 차려지고
술잔을 기울이네
새로운 벗 얻은 듯
맘 넉넉해지니
읊조려 시 한 수 지었네
빨래터 아낙의 은혜 고맙지만
내게
한신의 재능 없음 부끄러워라
고마움 갚을 길 없어
마음에만 간직하고
저승에서라도
그대에게 보답하리라

ㅡ도연명, 걸식ㅡ






일찍이
술조아한 죄,
오체투지
음주라...
오호
줄없는 거문고
그리 울엏구나
허연 탁주거품
갈바람에 우누나

음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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