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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짐승/ 도종환

난자기 2016. 10. 27. 10:47

산짐승은
몸에 병이 들면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다
숲이
내려보내는
바람소리에 귀를 세우고
제 혀로
상처를 핥으며
아픈 시간이
몸을 지나가길
기다린다
나도
가만히 있자

ㅡ도종환, 병든 짐승ㅡ



▲<병든 바쿠스> 1593년, 캔버스에 유채, 67 x 53 cm,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


술의 신인 바쿠스가 인간처럼 병에 걸리고 술주정을 한다는 발상이 이 그림에 들어있다. 술에 절어서 지내는 바쿠스는 인간처럼 병에 걸리고, 손톱 밑에 때가 꼈을 것이라는 카라바조의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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