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길 아래서 / 차창룡 본문
인간의 관계는
단 두 가지 관계밖에 없다
애정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
즉
인간을 좀팽이로 만드는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
연애는 중도가 아니므로
중도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연애아닌 관계를 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애정관계가 없으면
애정없는 관계도 없음으로,
애정관계가 오히려 필수적이다
그러나
애정관계 또한 없다
애정관계는
인간을 좀팽이로 만들므로,
좀팽이가 되면
애정관계는 있는 채로 없는 것
애정관계가 없음으로
애정아닌 관계도 없고,
따라서
중도 또한 없으며,
중도가 없으니
득도 또한 없다
그러나
중도든 득도든
길이란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준엄한 명령이어서,
오늘도
없는 길을 찾기 위해
밥을 먹는다
밥은
먹자마자 없어진다
ㅡ차창룡,
길 위에서, 길 안에서,
길 밖에서, 길 아래서중
길 아래서ㅡ
애정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 밖에 없다는 화두에 동의 할 수 없다
그 외 수없이 많은 관계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CAR WINDOW DRAGON의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맺는 관계라든가...
그런 관계로 나아가믄 더 이상 애정이라는 끈적이에서 얽매이지 않는 수많은 관계의 지평이 열린다
자유로운 지성이 만나는 명석하고도 탁월한 호라이즌...
그 경계에 서보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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