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없는 나라 / 함기석 본문
없는 초원에서
없는 말들이
없는 갈기를 휘날리며
없는 꿈길을 달려 내게로 온다
없는 안장에 나를 태워
없는 나라로 간다
없는 나라에 도착해보니
없는 사람들이 보인다
없는 길들이 보인다
없는 시체들이 걸어다닌다
없는 거울들이 나무들이 걸어다닌다
없는 시인들이 없는 시를 쓴다
없는 화가들이 0차원 그림을 그린다
없는 영화관에서
없는 영화가 상영되고
없는 개들이
없는 담배를 피우며
내게 묻는다
없는 당신!
없는 삶을 끌고
왜 여기까지 왔소?
ㅡ함기석, 없는 나라ㅡ
없고도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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