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꼬리 / 고성만 본문
누구는
척추가 길어진 거라 했고
누구는
창자가 빠져나온 거라 했는데
면접시험 칠 때
애인과 마주 앉을 때
존경하는 시인을 만날 때는
밟히지 않도록 조심했고
돈 많은 사람
낯 두꺼운 사람
여유 넘치는 사람 앞에서는
슬쩍 꺼내어 살살 흔들었던,
차마 내키지 않는 일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일
참을 수 없이 화나는 일에는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파르르르 떨리는 그것
ㅡ고성만, 꼬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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